지난 편에서 그로스 해킹의 정의와 제품-시장 적합성이 왜 성장보다 먼저인지를 살펴봤어요. 이번 편에서는 성장을 구성 요소로 쪼개는 성장 방정식, 팀 전체가 집중할 북극성 지표, 그리고 가설에서 테스트까지의 그로스 실험 프레임워크를 다뤄요.
1. 성장 방정식: 성장을 통제 가능한 레버로 분해하기
PMF를 검증했다면, 이제 성장을 측정하는 명확한 방법이 필요해요. 여기서 그로스 전문가 앤드류 존스(Andrew Johns)가 개발한 성장 방정식 프레임워크가 도움이 돼요.
1) 성장 방정식(Growth Equation): 성장을 근본 구성 요소로 쪼개기
성장 방정식은 비즈니스가 실제로 어떻게 성장하는지를 근본 구성 요소로 쪼개서 보여줘요. 표면적인 지표만 보는 게 아니라, 구체적으로 어떤 레버를 당길 수 있는지 파악할 수 있게 해주죠.
성장 방정식이 반드시 매출로 끝날 필요는 없어요. 오히려 많은 제품에서는 가치의 선행 지표에 집중하는 것이 매출 자체보다 더 실행에 옮기기 쉬워요. 제품 유형별 성장 방정식 예시를 볼게요.
메시징 앱:
(신규 가입) × (활성화율) × (사용자당 메시지 수) × (잔존율)
구독형 명상 앱:
(구독자 수) × (월간 가격) × (평균 구독 기간)
콘텐츠 플랫폼:
(방문자 수) × (방문당 글 조회 수) × (글당 체류 시간) × (재방문율)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카테고리 확장) × (카테고리별 재고) × (상품 페이지 트래픽) × (구매 전환율) × (평균 주문 금액) × (재구매율)
B2B 협업 도구:
(팀 가입 수) × (활성화율) × (팀당 협업 이벤트 수) × (주간 활성률)
이커머스 스토어:
(방문자 수) × (전환율) × (평균 주문 금액) × (구매 빈도)
각 방정식이 최적화하려는 대상이 서로 다르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해요. 일부는 매출에 직접 집중하고, 다른 일부는 가치를 만들어내는 사용자 행동에 초점을 맞추죠. 이런 행동 지표는 미래의 매출과 잔존을 미리 보여주는 선행 지표인 경우가 많아요.
2) 성장 방정식의 변수 고르기: 직접성과 실행 가능성
성장 방정식은 두 가지 특성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해요.
- 직접성(Directness): 구성 요소가 사용자가 받는 가치와 직접 맞닿아 있어야 해요
- 실행 가능성(Actionability): 팀이 제품과 마케팅 의사결정으로 움직일 수 있어야 해요
예를 들어, “사용자당 메시지 수”는 직접적이면서(메시지가 많을수록 메시징 앱의 가치가 커짐), 실행에 옮기기도 쉬워요(온보딩, 알림, 기능 개선으로 늘릴 수 있음).
3) 북극성 지표(NSM, North Star Metric) 선택하기: 사용자 가치의 선행 지표
성장 방정식을 세웠다면, 어떤 구성 요소가 사용자가 제품에서 핵심 가치를 얻고 있다는 걸 가장 잘 보여주는지 살펴봐요. 그것이 북극성 지표가 돼요. 다른 모든 것이 잘 돌아가고 있다는 신호를 주는 하나의 지표죠.
제품별 북극성 지표의 예시를 볼게요.
- 에어비앤비(Airbnb): 예약된 숙박 수 (매출이나 숙소 수가 아님)
- 슬랙(Slack): 팀이 보낸 메시지 수 (생성된 워크스페이스 수가 아님)
- 미디엄(Medium): 총 읽기 시간 (페이지뷰가 아님)
- 스포티파이(Spotify): 청취 시간 (가입 수가 아님)
이것들이 매출 자체가 아니라 비즈니스가 건강하다는 걸 미리 보여주는 선행 지표라는 점에 주목해요. 예약된 숙박 수가 늘면 에어비앤비의 매출이 따라오고, 보낸 메시지 수가 늘면 슬랙의 잔존과 유료 전환이 개선되죠.
북극성 지표는 다음과 같은 조건을 충족해야 해요.
- 비즈니스 성과를 미리 보여주는 선행 지표
- 사용자가 가치를 얻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행동
- 분기 단위가 아니라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는 것
- 제품과 그로스 활동으로 움직일 수 있는 것
성장 방정식으로 비즈니스를 구성 요소로 쪼개고, 어떤 요소가 핵심 가치를 잘 전달하고 있는지를 가장 잘 보여주는지 짚어낸 뒤, 결과로 나타나는 비즈니스 지표가 아니라 사용자 가치를 미리 보여주는 선행 지표에 집중하는 게 핵심이에요.
2. 그로스 실험 프레임워크: 빠른 속도로 실험하는 시스템 만들기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들은 빠르고 잘 설계된 실험으로 성공해요. 하루아침에 성공한 것처럼 보이는 것도, 실제로는 수십에서 수백 개의 작은 실험이 누적된 결과인 경우가 대부분이죠.
하지만 효과적인 실험을 시작하려면 먼저 제대로 된 기반이 깔려 있어야 해요. 단순히 구글 애널리틱스의 페이지뷰를 보는 정도로는 부족해요. 이벤트 기반 추적이 필요한데, 이 추적이 포착해야 하는 것들은 다음과 같아요.
- 사용자 행동: 클릭, 가입, 구매, 기능 사용 같은 것들
- 사용자 속성: 인구통계, 획득 채널, 기기 유형, 플랜 등급
- 타임스탬프: 행동이 일어난 시점, 행동과 행동 사이의 시간 간격
- 맥락 데이터: 어떤 페이지에 있었는지, 그 전에 무엇을 했는지, 사용자 여정 전체 흐름
믹스패널(Mixpanel), 앰플리튜드(Amplitude) 같은 도구가 이를 도와줄 수는 있지만, 중요한 건 무엇을 추적할지 설계하는 일이에요. 스스로 이런 질문을 던져봐야 해요.
- 사용자 행동을 이해하는 데 정말 중요한 이벤트가 무엇인가?
- 사용자를 세분화할 때 어떤 속성을 기준으로 쓸 것인가?
- 첫 접점에서 전환까지 사용자 여정 전체를 추적할 수 있는가?
이런 데이터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면, 체계적인 실험을 시작할 준비가 된 셈이에요.
1) 1단계 – 분석: 퍼널, 코호트, 세그먼트에서 병목 찾기
모든 실험은 지금 상태를 파악하는 데서 시작해요. 이 분석 단계에서는 사용자 행동을 여러 각도로 들여다봐요.
사용자 행동 패턴:
- 사용자가 지금 제품을 어떻게 둘러보고 있는가?
- 어디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가?
- 어떤 기능이 사용자 참여(Engagement)를 가장 많이 끌어내는가?
사용자 특성:
- 가장 가치 있는 사용자가 누구인가?
- 그 사용자들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 세그먼트마다 행동이 어떻게 다른가?
마찰 지점:
- 사용자가 퍼널의 어느 지점에서 이탈하는가?
- 이탈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 고객 지원 티켓에서 어떤 피드백 패턴이 보이는가?
목표는 모든 걸 다 분석하는 게 아니에요. 성장을 끌어낼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인사이트를 찾는 거예요. 이상치, 예상하지 못한 패턴, 분명한 개선 기회를 짚어내야 해요.
2) 2단계 – 아이디어 생성: 가설 기반 실험 아이디어 만들기
지금 상황을 파악했다면, 어떻게 개선할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모아요. 이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여러 직무가 함께 협업하는 거예요. 개발자, 디자이너, 마케터, 데이터 분석가 각자가 자기만의 관점을 가져오고, 그 관점들이 모여 창의적인 해결책을 만들어내거든요.
이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아직 평가하지 않는다”예요. 이 단계에서는 양과 창의성이 중요해요. 모든 사람이 판단을 두려워하지 않고 아이디어를 낼 수 있도록 격려해야 해요.
각 아이디어에는 다음 내용이 들어 있어야 해요.
- 제목: 명확하고 설명적인 이름
- 대상: 누가 영향을 받는지 (전체 방문자, 신규 사용자만, 특정 세그먼트)
- 제안된 변경: 정확히 무엇을 바꿀 것인지
- 위치: 제품이나 고객 여정의 어느 지점에서 일어나는 일인지
- 가설: 왜 이게 효과가 있을 거라고 보는지 (데이터나 리서치 근거)
- 성공 지표: 영향을 어떻게 측정할 것인지
- 성공 기준: 무엇을 “성공”이라고 볼 것인지
예시
제목: 모바일 사용자 온보딩 간소화
대상: 최초 모바일 앱 사용자
변경: 가입 양식의 입력 항목을 7개에서 3개(이메일, 비밀번호, 이름)로 줄임
위치: 초기 가입 화면
가설: 분석을 보면 모바일 사용자의 45%가 가입 도중에 이탈하고, 평균 완료 시간도 데스크톱 1.1분에 비해 3.2분이나 걸린다. 사용자 인터뷰에서도 모바일에서 타이핑하기 불편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마찰을 줄이면 완료율이 올라갈 것이다.
지표: 가입 완료율, 완료 소요 시간
성공 기준: 모바일 가입 완료율 15% 개선
3) 3단계 – 우선순위 결정: ICE 스코어링으로 테스트 선별
아이디어 백로그가 쌓였다면, 무엇부터 테스트할지 정하는 프레임워크가 필요해요. ICE 스코어링이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접근법이에요.
- 영향력(Impact): 핵심 지표를 얼마나 움직일 수 있을 것인가? (1-10)
- 확신도(Confidence): 그 영향에 대해 얼마나 확신하는가? (1-10)
- 용이성(Ease): 구현이 얼마나 쉬운가? (1-10)
팀마다 ICE를 계산하는 방식이 다르지만(I×C×E 또는 평균), 중요한 건 일관된 기준으로 순위를 매기는 거예요. 점수가 가장 높은 아이디어부터 시작하면 돼요.
| 아이디어 | 영향력 | 확신도 | 용이성 | ICE 점수 |
|---|---|---|---|---|
| 모바일 가입 간소화 | 8 | 7 | 9 | 8.0 |
| 소셜 프루프 배지 추가 | 6 | 8 | 8 | 7.3 |
| 가격 페이지 재구축 | 9 | 5 | 3 | 5.7 |
| 추천 프로그램 출시 | 9 | 6 | 4 | 6.3 |
한 가지 기억해 둘 점은, ICE 점수는 출발점이지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라는 거예요. 때로는 점수가 낮은 실험이 장기 전략과 맞닿아 있거나, 다음 실험의 발판이 되기 때문에 더 중요할 수도 있어요.
4) 4단계 – 테스트: 깔끔한 실험 실행하기
우선순위가 정해지면 이제 실험을 돌릴 차례예요. 신중하게 실행해야 하는 단계죠.
실행 전:
- 결과를 측정할 수 있도록 추적 설정을 미리 해둔다
- 표본 크기와 테스트 기간을 미리 정한다
- 무엇을 왜 테스트하는지 정확하게 기록해둔다
- 다른 팀에도 미리 알려서 충돌을 막는다 (예: 대규모 기능 출시가 실험에 영향을 주는 경우)
테스트 중:
- 기술적인 문제가 없는지 살펴본다
- 예상하지 못한 행동이 나타나는지 지켜본다
- 너무 일찍 결과를 들여다보고 싶은 마음을 참는다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니까요)
테스트 후:
- 결과를 꼼꼼하게 분석한다
- 배운 내용을 조직 전체에 공유한다
- 적용할지, 다시 반복할지, 폐기할지 결정한다
모든 실험은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담은 종합 보고서로 정리해야 해요.
- 실험 세부 사항: 무엇을, 누구를 대상으로, 어떻게 테스트했는지
- 테스트 유형: 제품 기능, 메시지 변경, 가격 조정 등
- 결과: 핵심 지표에 미친 영향과 통계적 유의성
- 기간: 시작일과 종료일
- 가설과 결과: 예상한 결과와 실제로 일어난 일의 비교
- 잠재적 교란 요인: 결과에 영향을 줬을 만한 외부 사건
- 결론과 다음 단계: 무엇을 배웠고, 다음에 무엇을 할 것인지
이 보고서를 여러 곳에 공유하는 게 중요해요. 실패한 실험도 배움을 남길 수 있다면 성공한 실험만큼이나 가치 있으니까요.
5) 그로스 실험 주간 반복: 회의, 백로그, 실험 속도
실험의 추진력을 잃지 않으려면 구조를 갖춘 다음에 정기적으로 반복해야 해요.
주간 그로스 회의 (1시간):
- 15분: 핵심 지표와 집중해야 할 영역 점검
- 10분: 지난주 테스트 결과 이야기
- 15분: 마무리된 실험에서 배운 내용 깊이 들여다보기
- 15분: 이번 주에 돌릴 테스트 정하기
- 5분: 아이디어 파이프라인이 잘 돌아가고 있는지 점검
화요일에 진행하면, 팀이 월요일에 준비하고 결과를 분석할 시간을 벌 수 있어요.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어요. 회의는 논의하고 결정하는 자리이지, 아이디어를 짜내는 자리가 아니에요. 아이디어는 회의와 회의 사이에 공유 백로그에 올려서, 팀이 미리 살펴볼 수 있게 해야 해요.
그로스 해킹은 속도가 중요해요. 가장 빨리 배우는 팀이 이기거든요. 더 큰 실험을 하라는 게 아니라, 더 많은 실험을 돌리라는 뜻이에요. 지속할 수 있는 속도(주당 2~3개 실험)로 시작하고, 프로세스가 자리잡으면 점점 늘려가면 돼요.
다음 편에서는 그로스 해킹의 핵심 프레임워크인 AARRR 퍼널의 구조와, 첫 번째 단계인 사용자 획득 전략을 살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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