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가 넘쳐나는 세상이에요. 대시보드는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고, 퍼널은 정확한 이탈 지점을 보여주고, 세션 리플레이는 클릭, 스크롤, 호버를 밀리초 단위로 추적해요. 겉으로 보면 사용자를 그 어느 때보다 잘 이해하는 것 같죠.
그런데도 많은 팀이 기본적인 질문에 답하지 못해요.
- 이 행동이 왜 일어났는가?
- 사용자가 실제로 뭘 하려고 했는가?
- 이 지표가 움직였을 때 현실 세계에서 무엇이 바뀐 건가?
이 간극이 존재하는 이유는, 지표가 행동의 이유는 같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에요.
이번 글에서는 화면 너머의 사용자 행동을 구조적으로 관찰하는 프레임워크인 AEIOU를 소개하고, 실무에서 어떻게 활용하는지 살펴볼게요.
1. 왜 사용자 관찰은 보이는 것보다 어려운가
1) 데이터가 많을수록 이해가 얕아지는 역설
정량 데이터는 무엇이 일어났는지 알려주는 데 탁월하지만, 왜 일어났는지 설명하는 데는 훨씬 약해요.
| 분석 도구가 보여주는 것 | 설명하지 못하는 것 |
|---|---|
| 사용자가 3단계에서 이탈했다 | 무엇에 방해를 받았는가 |
| 출시 후 기능 사용이 줄었다 | 사용 맥락이 바뀐 건 아닌가 |
| 작업 소요 시간이 늘었다 | 혼란스러웠는가, 더 신중했는가 |
맥락 없이는 빈틈을 가정으로 채우게 돼요. 그 가정은 대개 시스템이 어떻게 사용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반영하지, 실제로 사람들의 삶에 어떻게 맞는지를 반영하진 않죠.
데이터와 맥락의 관계를 비유하면, CCTV 영상과 같아요. 화면에 사람이 갑자기 뛰는 모습이 찍혔어요. 데이터만 보면 “이 사람이 뛰었다”는 사실은 알 수 있지만, 버스를 놓치지 않으려고 뛰었는지, 위험을 피해 뛰었는지, 운동 중이었는지는 영상만으로 알 수 없어요.
2) 화면 중심 사고의 한계
대부분의 디지털 팀은 화면을 통해 사용자를 관찰해요. 앱 인터페이스, 웹 페이지, 대시보드, 프로토타입 같은 것들이죠.
이 관점은 편리하지만 불완전해요.
화면은 보여주는 것보다 숨기는 것이 더 많아요.
- 사용자가 있는 물리적 환경
- 주변의 사회적 역학
- 번갈아 사용하는 도구들
- 실시간으로 적응하고 있는 제약 조건
조용한 책상에서 모바일 앱을 확인하는 사람과, 붐비는 지하철이나 회의 사이에 같은 앱을 사용하는 사람은 완전히 다르게 행동해요. 화면은 동일하지만, 경험은 다른 거예요.
3) 행동은 항상 맥락 속에서 일어난다
유용한 사고의 전제가 있어요.
- 사용자 행동은 결코 고립되어 있지 않다
- 항상 맥락에 의해 형성된다
맥락에는 이런 것들이 포함돼요.
- 활동이 일어나는 장소는 어디인가
- 누가 함께 관여하는가
- 어떤 도구를 사용할 수 있는가
- 사용자가 무엇을 믿고 기대하는가
맥락을 무시하면, 현실의 복잡하고 제약이 많은 상황에서 살아가는 실제 사람들 대신 추상적인 “이상적 사용자”를 위해 최적화하게 돼요.
여기서 구조화된 관찰이 가치를 갖게 되는 거예요. 데이터를 대체하는 게 아니라, 해석에 근거를 부여하는 거죠.
2. AEIOU 프레임워크란 실제로 무엇인가
AEIOU는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요소를 나타내는 약자에요.
- 활동(Activities)
- 환경(Environments)
- 상호작용(Interactions)
- 객체(Objects)
- 사용자(Users)
겉으로 보이기에는 단순해 보여서 종종 리서치가 끝난 후에 채워 넣는 일종의 양식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요.
1) AEIOU는 체크리스트가 아니다
AEIOU는 양식처럼 위에서 아래로 채우는 것이 아니에요.
만약 이렇게 접근한다면 “무언가를 관찰하고 보이는 것을 다섯 개 통에 분류하자”라고 생각하며 표면적인 관찰과 매우 적은 인사이트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요.
AEIOU는 사고의 구조(Thinking Structure)로 쓸 때 가장 잘 작동해요.
무엇에 주의를 기울일지, 그 순간에 어떤 질문을 할지, “당연해 보이는” 상황에서 무엇을 놓치고 있을지 결정하도록 도와주거든요.
이 프레임워크의 힘은 다섯 가지 분류 자체가 아니라, 행동에 영향을 끼치는 여러 차원을 보도록 강제하는 힘에 있어요.
2) 데이터가 아니라 관찰을 구조화하는 도구
대부분의 팀은 이미 어떤 형태로든 사용자를 관찰하고 있어요. 인터뷰, 사용성 테스트, 섀도잉(Shadowing), 현장 방문, 다이어리 연구 같은 것들이죠.
이러한 사용자 리서치(User Research)에서 가장 힘든 부분은 관찰을 하는 것이 아니에요. 보이는 것을 극단적으로 단순화(flattening)시키지 않으면서 의미를 만드는 것이에요.
AEIOU는 맥락을 유지하면서 복잡한 정성적 신호를 정리할 수 있는 공유된 사고의 틀을 제공해 줘요.
| 구조가 없다면 | AEIOU와 함께라면 |
|---|---|
| “여기서 사용자가 좌절한 것 같다” | 좌절이 특정 환경의 특정 활동에 연결된다 |
| 메모가 일화적으로 느껴진다 | 관찰 간 패턴이 드러난다 |
| 인사이트가 관찰자에 따라 달라진다 | 팀이 관찰한 것에 대해 정렬된다 |
3) 다섯 요소는 서로 의존한다
흔한 실수는 AEIOU 요소를 독립적인 카테고리로 생각하는 거예요.
실제로 이 요소들은 끊임없이 서로에게 영향을 미쳐요.
- 환경이 바뀌면 활동이 재구성된다
- 새로운 객체가 새로운 상호작용을 만든다
- 사용자의 역할이 도구를 인식하고 사용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
- 상호작용이 객체의 의미를 재정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사무실에 있는 공유 기기는 단순한 객체가 아니에요. 누가 언제 사용하느냐에 따라 조율 도구, 마찰의 원인, 심지어 소유권의 상징이 될 수 있죠.
AEIOU는 관찰을 고립시키는 대신 이런 관계를 표면화하도록 도와줘요.
요소 간 의존성을 비유하면, 오케스트라와 같아요. 바이올린(활동), 공연장 음향(환경), 지휘자의 신호(상호작용), 악기(객체), 연주자(사용자)가 모두 서로 영향을 주고받아요. 한 요소만 따로 분석하면 왜 이 공연이 훌륭한지(또는 실패했는지) 이해할 수 없어요.
3. 활동(Activities): 사용자가 무엇을 달성하려 하는가
활동은 목표 지향적 행동을 뜻해요. 개별 클릭이나 제스처가 아니라, 목적을 가진 의미 있는 일련의 행동들이에요.
여기서 피해야 할 함정은, 활동을 기능(Feature)과 혼동하는 거예요.
- “버튼을 클릭한다”는 활동이 아니에요
- “마감 전에 요청을 제출하려고 한다”는 활동이에요
1) 활동을 파악하는 핵심 질문
- 사용자가 지금 무엇을 완수하려 하는가?
- 이 활동을 촉발하는 건 무엇인가?
- 어떤 단계를 어떤 순서로 거치는가?
- 어디서 망설이거나, 임기응변하거나, 우회 방법을 만드는가?
2) 예시: 월간 보고서 작성
여러 도구를 사용해서 월간 보고서를 준비하는 사람을 관찰한다고 해볼게요.
활동은 “스프레드시트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에요.
“재무팀과 리더십이 검토할 월간 성과 보고서를 만드는 것. 모든 숫자가 추적 가능하고 방어 가능해야 하며, 고정된 내부 마감일 전에 오류 위험을 최소화해야 한다.”
이렇게 프레이밍하면,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의미를 갖게 돼요.
- 자동 내보내기 대신 숫자를 수동으로 복사-붙여넣기 한다 → 내보내기가 어려워서가 아니라, 각 값을 시각적으로 확인하고 싶어서예요
- 같은 지표를 두 도구에서 교차 확인한다 → 과거에 숫자 불일치에 대해 질문 받은 적이 있기 때문이에요
- 중간 버전을 여러 개 저장한다 → 막판 변경이나 추가 질문에 대비하기 위해서예요
이런 행동은 인터페이스 선호가 아니라, 신뢰, 위험, 책임에 대한 신호예요.
4. 환경(Environments): 활동이 어디서 일어나는가
환경은 물리적 맥락과 상황적 맥락 모두를 포함해요.
단순한 장소를 넘어서, 소음, 중단, 사회적 기대, 감정적 분위기까지 포함되죠.
1) 환경을 파악하는 핵심 질문
- 이 활동이 어디서 일어나고 있는가?
- 동시에 다른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 환경이 안정적인가, 계속 바뀌는가?
- 환경이 행동을 어떻게 제약하거나 가능하게 하는가?
환경 분석을 비유하면, 같은 시험을 보더라도 조용한 도서관과 시끄러운 카페에서의 성적이 달라지는 것과 같아요. 시험지(도구)는 같지만, 환경이 수행 능력을 결정적으로 좌우하죠.
2) 예시: 같은 보고서, 다른 환경
같은 월간 성과 보고서를 같은 도구와 템플릿으로 만드는 두 사람을 생각해볼게요.
서류상 작업은 동일해요. 실제로는 환경이 매우 다른 행동을 만들어내죠.
| 시나리오 | 관찰된 환경 조건 | 결과 행동 |
|---|---|---|
| 재택 근무 | 조용하고 사적이며, 즉각적인 감독 없음 | 시간을 들여 숫자를 교차 확인하고, 설명을 다시 쓰고, 확신이 들 때까지 최종 제출을 미룬다 |
| 리더십 리뷰 전 오픈 오피스 | 높은 가시성, 잦은 중단, 관찰당하고 있다는 인식 | “일단 뭔가 내놓기”를 서두르고, 검증을 미루고, 이전에 승인된 수치에 의존한다 |
성실함의 차이처럼 보이는 것은 실제로는 환경에 의해 형성된 위험 인식의 차이예요.
첫 번째 경우, 환경이 신중한 검증을 지원해요. 두 번째 경우, 사회적 압력과 중단이 사용자를 철저함보다 속도와 방어 가능성 쪽으로 밀어요.
활동은 바뀌지 않았어요. 환경이 바뀌었고, 행동은 그에 맞춰 적응한 거예요.
환경의 영향을 비유하면, 같은 씨앗이라도 토양과 기후에 따라 완전히 다른 식물이 되는 것과 같아요. 사용자(씨앗)가 같아도, 환경(토양)이 행동(성장)을 결정적으로 바꿔요.
5. 상호작용(Interactions): 사람과 사물이 어떻게 서로 영향을 미치는가
상호작용은 고립된 행동이 아니라 관계와 교환에 초점을 맞춰요.
여기에는 이런 것이 포함돼요.
- 사람 대 사람 상호작용
- 사람 대 도구 상호작용
- 시스템이나 프로세스를 매개로 한 간접적 상호작용
1) 상호작용을 파악하는 핵심 질문
- 사용자가 누구 또는 무엇과 상호작용하는가?
- 상호작용이 협력적인가, 거래적인가, 대립적인가?
- 통제권이나 의사결정 권한이 어디서 이동하는가?
- 사용자가 어떤 피드백을 받으며, 언제 받는가?
2) 예시: 데이터 수정 요청
월간 보고 과정의 일부로, 사용자가 데이터 수정 요청을 제출하는 상황을 상상해볼게요.
요청이 제출되면, 사용자의 직접적인 행동은 멈춰요.
하지만 상호작용은 끝나지 않았어요.
그 순간부터 이런 일이 벌어지죠.
- 의사결정 권한이 요청자에서 리뷰 팀으로 넘어간다
- 사용자는 요청이 언제 검토되거나 승인될지 알 수 없다
- 지연이 최종 보고서 마감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사용자는 개입할 방법이 없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사용자는 행동을 적응시켜요.
- 왕복을 줄이기 위해 지나치게 상세한 요청 설명을 작성한다
- 가시성을 되찾기 위해 비공식 채널로 후속 확인을 한다
- 절대적으로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수정 요청 자체를 회피한다
조심스럽거나 비효율적으로 보이는 행동은 실제로는 통제가 비대칭적이고 피드백이 지연되는 상호작용에 대한 반응이에요.
이 경우 행동을 형성하는 건 인터페이스가 아니라 상호작용이에요.
6. 객체(Objects): 도구가 어떻게 행동을 형성하는가
객체는 환경에 존재하면서 사용자가 의존하거나, 적응하거나, 오용하는 인공물(Artifact)이에요.
중요한 점은, 객체는 중립적이지 않다는 거예요. 사람들은 디자이너가 의도하지 않은 방식으로 도구를 재활용하거든요.
1) 객체를 파악하기 위한 핵심 사고 프롬프트
- 활동 중에 어떤 객체가 존재하는가?
- 어떤 객체가 필수적이고, 어떤 것이 우회 수단인가?
- 객체들이 어떻게 조합되거나 해킹(Hack)되는가?
- 사용자가 특정 도구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가?
객체 분석을 비유하면, 고고학자가 유물을 발굴하는 것과 같아요. 유물(객체) 자체도 중요하지만, “이 유물이 어떤 맥락에서 어떻게 사용되었는가”를 이해해야 그 문명(사용자의 세계)을 진짜로 이해할 수 있죠.
2) 예시: 공식 시스템 옆의 개인 스프레드시트
관찰 중에 사용자가 공식 보고 시스템 옆에 개인 스프레드시트를 열어두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해볼게요.
이 스프레드시트는 의도된 워크플로의 일부가 아니에요. 하지만 활동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죠.
스프레드시트의 용도는 이래요.
- 시스템에 입력하기 전에 숫자를 맞춰보는 것
- 리뷰 사이클마다 변경 사항을 추적하는 것
- 시스템이 담지 못하는 맥락을 숫자에 주석으로 다는 것
시간이 지나면서 이 객체는 단순한 도구 이상이 돼요.
- 개인적 진실의 원천(Source of Truth)이 된다
- 시스템 오류에 대한 완충 장치가 된다
- 피드백이 지연되는 프로세스에서 통제감을 유지하는 수단이 된다
결과적으로 사용자의 행동이 바뀌어요.
- 시스템의 합계보다 자신의 스프레드시트를 더 신뢰한다
- 스프레드시트가 완성되었다고 느낄 때까지 최종 제출을 미룬다
- 이 개인 인공물을 위협하는 시스템 변경에 저항한다
시스템 관점에서 이 스프레드시트는 우회 수단이에요. 하지만 사용자 관점에서는 위험 관리 장치인 거죠.
7. 사용자(Users): 누가 행동하며, 무엇이 관점을 형성하는가
사용자는 단순한 “최종 사용자”가 아니에요. 역할, 관계, 편향을 가진 사람들이죠.
같은 사람이라도 맥락에 따라 매우 다르게 행동할 수 있어요.
1) 사용자를 파악하기 위한 핵심 질문
- 누가 직접적 또는 간접적으로 관여하는가?
- 지금 어떤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가?
- 어떤 압력이나 인센티브에 직면해 있는가?
- 어떤 믿음이나 가정이 행동을 이끌고 있는가?
2) 예시: 월간 보고서를 둘러싼 사용자들
월간 성과 보고서에 관련된 사람들을 생각해볼게요.
이 활동에서 보고서는 하나의 “사용자”만 사용하는 게 아니에요. 역할을 넘나들며, 각 역할이 보고서를 다르게 해석하죠.
| 사용자 그룹 | 주된 역할 | 보고서가 의미하는 것 | 주요 압력 | 결과 행동 |
|---|---|---|---|---|
| 보고서 작성자 | 최종 편집 및 제출자 | 개인적 책임의 산출물 | 오류 위험, 평판 비용, 마감 압박 | 과도한 검증, 익숙한 도구 의존, 막판 변경 거부 |
| 직속 매니저/리뷰어 | 리더십 전 품질 관문 | 팀 신뢰도의 신호 | 윗선에 대한 서프라이즈 방지, 일관성 | 질문, 이상치 지적, 보수적 수치 선호 |
| 리더십/임원 | 의사결정자 | 의사결정과 성과 평가의 인공물 | 시간 부족, 전략적 영향 | 트렌드 훑어보기, 이상치 질문, 사전 검증을 가정 |
같은 객체가 사용자에 따라 세 가지 다른 것으로 경험된다.
이 구분 없이는 팀이 종종 이렇게 설계하게 돼요.
- 보고서가 작성만 지원하면 된다
- 검증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
- 소비는 수동적이다
실제로는 하류(Downstream) 사용자가 상류(Upstream) 행동을 적극적으로 형성하고 있어요.
다음 글에서는 AEIOU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필요한 과정과 피해야 할 실수들에 대해 알아볼게요.
AEIOU 시리즈

